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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하던 중에 하천에서 노는 오리를 보았다

산책을 하던 중에 하천에서 노는 오리를 보았다. “저 오리는 얼마나 좋을까? 나도 저렇게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오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갑자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리도 지금 힘들지 않을까?
물 위에서는 평화로워 보여도
물 밑에서는 발장구를
엄청 친다고 하던데…

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오리를 보고 생각하듯이
신이 있다면 신도 나를
똑같은 방식으로 보고 있지 않을까?

내 입장에서
오리는 움직이고, 소리지르고,
먹고 단순하게 사는 것 같아 보인다.
단순해 보인다.
오리 입장은 다르겠지만…

신 입장에서도
인간인 내가 먹고, 자고,
움직이고, 말하고
단순해 보이지 않을까?
내 입장은 여러 모로 힘들지만…

결국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을 단순하게 보자.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나?
말하고, 움직이고,
생각하고, 자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있나?

말하는 것이 힘들면 말을 좀 줄이고,
움직이는 것이 힘들면 조금 쉬고,
생각하는 것이 힘들면 생각을 멈추고,
자는 것이 힘들면 활동하면 된다.
정말 단순하다.

그런데 나는 왜 힘들까?
나의 생각이
나를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빨리 무엇을 해야 한다라는 조급함,
내가 가진 것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욕심,
내가 불행하다는 나의 생각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 같다.

상황이 나아지면
이 기회에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고
상황이 나빠지면 위기니까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고

세상이 안정되면
이럴 때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고,
세상이 불안정하면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하고

나는 어느 상황에서든
이 굴레를 빠져 나갈 수 없다.

열심히 해서 성과가 나도
불운한 일이 생겨
다시 낭떨어지에 떨어진다.

안정이라는 단어를 싫어하는 것마냥
안정적인 상황이 되면 불안하고,
불안함이 가중되어
실제로 불안한 상황으로 나를 이끈다.

DALL·E 2023-01-07 23 13 09 - A man watching ducks leisurely swimming in a stream and a god watching him